비폭력대화로 초등 담임 선생님께 학습 고민 털어놓은 학부모 사례

비폭력대화로 부모와 선생님이 서로 마음 여는 이야기

아이가 학교에서 수업에 잘 집중하지 못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 마음이 순간 철렁 내려앉았습니다. 집에서는 스스로 공부도 잘하고 별문제 없어 보였기에, 교실에서는 다르다는 이야기가 낯설고 혼란스러웠습니다. 걱정과 당황이 한꺼번에 밀려왔습니다. 담임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눠야겠다고 생각했지만, 그 대화가 혹시 선생님께 부담이 되거나, 아이가 괜한 오해를 받게 되지는 않을까 걱정이 앞섰습니다. 한마디 잘못 꺼냈다가 관계가 어색해질까 두려웠습니다.

 

그 순간, 전에 알게 된 비폭력대화 방식을 떠올렸습니다. 감정을 바로 쏟아내기보다, 사실을 먼저 정리하고 내 마음을 차분히 전하는 법이었습니다. 이 방식이라면 선생님께 제 걱정을 전하면서도, 불필요한 오해를 줄이고 아이를 위한 대화를 이어갈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비폭력대화는 상대를 탓하거나 점수를 매기지 않고, 눈에 보이는 사실을 그대로 말하며 내 마음과 바람을 솔직하게 전하는 방법입니다. 이 대화는 '관찰, 감정, 욕구, 요청'이라는 네 걸음을 차례대로 밟습니다. 먼저 판단이 아닌, 실제로 있었던 일을 말합니다. 그다음, 그 순간 내가 느낀 감정을 정확하게 전합니다. 이어서 그 감정이 생긴 이유, 즉 내 안의 필요와 바람을 이야기합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어떻게 해주면 좋을지 구체적으로 부탁합니다. 이렇게 하면 상대의 마음을 닫게 하지 않으면서도 내 진심을 온전히 전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 방법을 마음속에 새기고, 선생님께 아주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이 글은 한 부모가 비폭력대화를 통해 담임 선생님과 마음을 열고 이야기를 나눈 경험을 담고 있습니다. 아이 문제로 선생님과 대화하는 일은 때로 마음이 무겁고 조심스러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진심을 담아 나눈 대화는 아이의 어려움을 함께 풀어가는 첫 걸음이 됩니다. 이 이야기가 같은 걱정을 하는 부모님께 작은 용기와 따뜻한 길잡이가 되길 바랍니다. 결국 아이가 달라지는 시작점은 부모와 선생님의 열린 마음에서 비롯됩니다.

비폭력대화로 본 아이 공부 걱정, 사실로 차분히 바라보기

아이의 학습 상황을 똑바로 보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마음이 먼저 움직이면 문제를 실제보다 크게 보거나, 반대로 작게 여길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숙제를 제때 내지 않았다는 선생님의 말을 들었을 때, 저는 처음에 아이를 바로 꾸짖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 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하나하나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비폭력대화에서는 판단이나 해석을 빼고, 눈으로 본 사실을 그대로 이야기하는 것이 첫 걸음입니다. 저는 아이의 최근 일정을 차분히 적어보았습니다. 숙제를 한 날과 시간을 살펴보니, 숙제는 했지만 제출을 잊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알고 보니 문제는 숙제를 안 한 것이 아니라, 내야 할 때 내지 않는 습관이었습니다. 이렇게 구체적으로 살펴보니 아이의 상황이 훨씬 선명하게 보였습니다.

 

이 내용을 선생님께 전할 때도 감정이나 추측을 섞지 않았습니다. "아이 숙제는 집에서 했지만, 학교에서는 제출이 안 된 것으로 나왔습니다. 그래서 며칠간 확인해 보니 제출 시점을 자주 놓치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사실을 중심으로 말하니 서로의 입장이 바로 이해되었고, 불필요한 오해도 줄어들었습니다. 비폭력대화의 첫 단계인 '관찰'은 겉보기에 단순하지만,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었습니다.

비폭력대화로 불안한 마음과 걱정을 솔직히 전하기

선생님께 아이의 학습 상황을 구체적으로 말씀드린 뒤, 제 마음도 전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말해야 선생님이 부담 없이 들으실 수 있을지 고민이 됐습니다. 비폭력대화에서는 감정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말의 중심을 상대가 잘했는지 잘못했는지가 아니라, 내가 어떤 마음을 느꼈는지에 두는 것입니다.

 

저는 이렇게 말씀드렸습니다. "요즘 아이가 수업을 잘 따라가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걱정이 됐습니다. 혹시 아이가 자신감을 잃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불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 말은 제 감정을 판단이나 비난 없이 전한 것이었습니다. 선생님을 탓하지 않고, 아이를 꾸짖지도 않으면서 제 속마음을 보여주는 방법이었습니다.

 

선생님은 제 이야기를 차분히 들으시고, 아이에 대한 다른 관찰도 함께 나눠주셨습니다. 감정을 솔직하게 말하자 대화가 훨씬 부드럽게 이어졌고, 서로의 진심이 더 잘 전해졌습니다. 비폭력대화에서 감정 표현은 단순히 기분을 말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 안에는 왜 이 말을 하는지, 어떤 마음에서 대화를 시작했는지가 담겨 있었습니다. 그래서 감정을 드러내는 순간, 상대도 마음의 문을 열고 더 깊이 들어주게 되었습니다.

비폭력대화로 부모와 선생님이 서로의 바람을 알아가기

감정을 솔직하게 꺼내놓고 나면, 그 마음이 어디에서 시작됐는지를 살펴보는 일이 필요했습니다. 비폭력대화에서 '욕구'는 감정의 뿌리입니다. 내가 왜 불안했는지, 왜 걱정이 되었는지를 나 스스로 먼저 알아야, 그 마음을 상대에게 온전히 전할 수 있었습니다. 이 과정을 거치면 오해가 풀리고, 진짜 대화가 시작됩니다.

 

저는 선생님께 이렇게 말씀드렸습니다. "아이에게 공부가 어렵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는 경험을 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집에서는 함께 책을 읽고, 스스로 계획을 세우도록 도와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학교에서 힘들어한다는 말을 듣고, 혹시 아이가 혼자라고 느끼는 건 아닐까 걱정이 됐습니다." 이 말 속에는 '아이의 자존감'이라는 저의 바람이 담겨 있었습니다. 성적보다 중요한 건, 아이가 자신을 믿고 시도할 수 있는 환경이었습니다.

 

선생님은 그 말을 듣고 마음을 열어주셨습니다. "저도 아이가 자신감을 갖고 참여하길 바랍니다. 그래서 힘들어 보일 때는 질문을 피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다시 접근 방법을 고민해보겠습니다."라는 답을 주셨습니다. 그 순간 저는 우리가 같은 마음이라는 걸 느꼈습니다. 방법은 달라도, 둘 다 아이의 성장을 진심으로 바라고 있었던 것입니다.

비폭력대화로 서로의 마음을 듣고 답을 찾아간 이야기

욕구가 분명해진 뒤, 저는 그 마음을 구체적인 '요청'으로 바꾸고자 했습니다. 비폭력대화에서 요청은 '이렇게 해주세요'라는 명령이 아닙니다. 오히려 상대의 선택을 존중하면서도, 내가 바라는 것을 솔직하게 전하는 방법입니다. 그래서 저는 담임 선생님께 아이를 위해 작은 변화를 함께 찾아보고 싶다고 조심스럽게 말씀드렸습니다.

 

"혹시 수업 시간에 아이가 참여할 수 있는 짧은 질문이나 쉬운 활동을 하나 주실 수 있을까요? 아이가 '나는 할 수 있다'는 기분을 조금이라도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이 말에는 제가 원하는 방향이 분명하게 담겨 있었고, 동시에 선생님의 협력을 바라는 마음이 들어 있었습니다. 강제로 시키는 것이 아니라, 함께 해보자는 제안이었기에 상대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었습니다.

 

선생님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셨습니다. "그 정도는 당연히 할 수 있지요. 사실 저도 그런 방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아이가 요즘 수업 시간에 조용해진 게 조금 걱정됐거든요." 대화는 한층 따뜻하게 이어졌습니다. 저는 이 경험을 통해, 요청은 상대를 묶어두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관계를 더 평등하고 부드럽게 만드는 열쇠라는 사실을 느꼈습니다.

비폭력대화로 믿음이 깊어지고 함께하는 마음이 커진 이야기

요청을 통해 대화가 더 가까워진 날 이후, 저는 선생님과의 관계가 전보다 훨씬 편해졌음을 느꼈습니다. 예전에는 연락장에 한 줄을 적는 것도 조심스러웠고, 상담을 할 때도 마음이 잔뜩 긴장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비폭력대화를 실천한 뒤로는 먼저 인사를 건네고, 제 마음을 편하게 나눌 수 있었습니다. 선생님도 그 마음을 느끼셨는지, 더 따뜻하게 반응해주셨습니다.

 

며칠 뒤, 선생님께서 먼저 전화를 주셨습니다. "최근에 아이가 손을 들고 발표를 한 번 했어요. 말은 짧았지만, 눈이 반짝였어요." 그 짧은 한마디가 저에게는 큰 힘이 되었습니다. 아이가 조금씩 성장하고 있고, 그 과정을 선생님도 함께 지켜보고 있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 순간, 우리는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관계가 아니라 같은 목표를 향해 함께 걷는 동료가 되었음을 알았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제 안에서 일어났습니다. 저는 '부모니까 해야 할 말'이 아니라 '사람으로서 솔직하게 말하는 방법'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이 배움은 선생님과의 관계를 넘어, 아이와의 대화, 배우자와의 대화로도 이어졌습니다. 관계는 말을 잘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제대로 전하는 것임을 다시 한 번 깊이 깨닫게 되었습니다.

비폭력대화는 부모와 선생님이 함께 자라는 마음의 열쇠

학교에서 아이가 배우고 자라는 데에는 책과 공부만이 아니라 사람 사이의 관계가 크게 작용합니다. 교실에서의 배움 뒤에는 선생님과 부모가 함께 힘을 모으는 모습이 있습니다. 그런데 부모가 걱정을 안고 선생님께 다가갔을 때, 시작부터 목소리가 날카롭거나 단정적으로 말하면 대화는 쉽게 막힐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마음을 차분히 하고, 감정과 바람을 부드럽게 전하면 상황은 달라집니다. 비폭력대화는 서로를 더 잘 이해하게 만들고, 오해 대신 공감을 키워줍니다. 이번 경험에서 저는 부모로서 먼저 선생님께 말을 걸었고, 선생님은 열린 마음으로 받아주셨습니다. 그 순간부터 우리는 진심이 오가는 대화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비폭력대화는 어렵거나 거창한 방법이 아닙니다. 내가 본 일을 그대로 말하고, 그 순간 느낀 마음을 솔직히 전하며, 그 마음이 생긴 이유를 살펴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내가 바라는 것을 예의 있게 부탁하는 것이지요. 이렇게 단순한 흐름만으로도 사람 사이의 관계가 달라지고, 대화가 훨씬 깊어집니다. 특히 학교에서는 한마디 말이 아이의 마음을 세울 수도, 무너뜨릴 수도 있기 때문에 부모와 선생님 모두 말의 방식을 신중히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와 선생님의 대화도 아이의 공부 태도를 넘어서, 집과 학교가 서로 믿음을 쌓아가는 길이 되었습니다.

 

이 글을 읽는 학부모라면, 먼저 내 말투를 가볍게 돌아보는 것부터 시작해보길 권합니다. 혹시 마음속에 걱정이 많아서 말이 너무 딱딱하게 나오진 않았는지, 감정보다 판단이 먼저였던 순간은 없었는지 스스로 살펴보는 작은 습관이 큰 변화를 만듭니다. 선생님과의 대화가 어렵게 느껴졌다면, 오늘은 아주 작은 용기를 내보세요. 마음을 숨기지 않고 솔직하게 전하면서도, 상대를 탓하지 않고 내가 바라는 것을 말하는 연습은 아이를 위해 따뜻한 다리를 놓아줄 것입니다.